김민웅 교수(촛불행동 공동대표) 민주당과 이재명, 어떻게 해야할까?

  • 등록 2024.11.16 08: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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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이 대기자> 민주당이 보다 일찍 탄핵민심과 결합해서 강력한 투쟁력을 보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국힘당은 그걸 방탄용이라고 비난했겠지만 그래봐야 소용이 없게 되었을 것이다. 민심의 분노가 뭉쳐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상황에서 다른 판단, 대응은 불가능해진다. 민주당은 너무 오래 멈칫거렸다. 아쉬운 대목이다. 

<오른쪽 이재명 당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포토>

 

김민웅 교수 촛불행동 공동대표> 11월 16일

1. 우선 다함없는  마음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이 추악한 정세를 기필코 이겨낼 것으로 확신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는 벌금형의 수준(100만원)을 놓고 예상했던 것이지 징역형 선고는 애초 예상치에서 없었던 항목이었다. 결과는 중형이었다. 그런데 그것과는 별도로 최근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법부의 양형태도는 기본적으로 유죄추정이 대세다. 무죄추정은 온데간데 없다.

판결문을 보면 근거 제시의 충실성은 부재이며 법리의 논지도 수준 이하다. 사실관계를 틀어 추정으로 확정하는 버릇은 사법부 전체의 일관된 폐습이다. 이번 재판도 그런 종류의 하나로, 예단을 밥 먹듯이 해온 결과다. 

그런데 1심의 유죄판결은 대체로 3심 제도를 무력화시킨다. 헌법이 정한 사법체계는 별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1심이 2심에서 결론을 달리 하는 것도 쉽지 않고 1심과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2심을 3심에서 뒤집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법정 현장에서는 자기 방어권을 강력히 주장하면 도리어 꽤심죄에 걸린다. 이로써 3심 제도는 있으나 마나하게 된다. 

정경심 교수도 그런 경우였고 윤미향 의원 역시 다르지 않다. 나 또한 마찬가지 경우를 겪었다. 의도된 가중처벌을 하려고, 1심과 2심에서 일관된 입장을 표명했는데도 2심에서 말을 바꾸었다는 거짓말까지 판결문에 버젓이 써놓는다. 노골적인 판결조작이다. 형편없는 자들이다. 

재판부는 대체로 자신의 예단을 토대로, 증거능력을 가진 근거 자체를 대놓고 무시해버린다. 재판이 아니라 결론을 먼저 내리고 재판이라는 쇼만 하는 것이다. 검찰이 어떤 것도 입증하지 못해도 검찰의 손을 든다. 이로써 사법 피해자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재명 대표도 이제 예외가 되지 않았다. 

2.
그렇게 되는 까닭은 달리 있지 않다. 사법독재체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사법귀족들의 특권요새가 사법부의 실체가 되어 있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자들의 대대손손이 이어지는 신성가족 철벽권력이다. 여기에 지배적 정치권력이 결합하면 이후의 사태전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치재판의 성격이 분명할 때는 합리적 판결을 기대하기 매우 어렵게 된다. 

물론 제대로 된 판사가 어디 없겠는가, 하지만 그건 가뭄에 콩나기 정도다. 

3.
15일 이재명 유죄판결로 적지 않은 이들이 충격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마땅한 반응이다. 민주당은 16일 비상회의를 한다고 한다. 명확한 결론을 내고 향후 방향과 지침이 최선으로 정리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아도 11월 16일 오후 서울에서는 여러 유형의 구호로 결집한 반(反) 윤석열 집회가 집중된다. 분노한 민심이 총집결할 것으로 본다. 윤석열 정권과 사법기득권은 이번 선고로 자신들을 방어했다고 여기겠지만 그건 오산이다. 도리어 불길에 기름을 쏟았다.

4. 
민주당이 보다 일찍 탄핵민심과 결합해서 강력한 투쟁력을 보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국힘당은 그걸 방탄용이라고 비난했겠지만 그래봐야 소용이 없게 되었을 것이다. 민심의 분노가 뭉쳐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상황에서 다른 판단, 대응은 불가능해진다. 민주당은 너무 오래 멈칫거렸다. 아쉬운 대목이다. 

답은 하나다. 제정당과 촛불국민들이 윤석열 탄핵을 결의하고 집결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당만 머뭇거리고 있을 때가 결코 아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이판사판이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산처럼 쌓인 패악질과 그 흉측한 국정농단, 파탄과 비교할 때 이번 재판은 얼마나 기가 막힐 일인가. 그런데 민주당은 이런 사법부의 횡포에 대해 너무 느슨한 인식과 대응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치검찰과 윤석열 치하의 사법부는 한 몸이기 때문이다. 

법정 내부 투쟁은 기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자기 방어권은 법정 밖이 더욱 중요해지는 때이다. 민심과 함께 하는 법정투쟁만이 진실에 대한 올바른 판결을 가져올 수 있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바보처럼 2심에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장외의 현실이 2심을 결정한다. 

단호한 투쟁과 무서운 돌파력을 가지고 민심과 함께 할 때 길은 새롭게 열린다. 국민들은 준비되었고 지난 2년 반 동안 거리에서 싸워온 이들과 함께 하려는 의지를 제대로 발동하는 일만 남았다. 이 포악한 정권과 정면승부만이 정국의 기세를 바꾼다. 정세를 바꾸면 방법이 나온다. 이게 정치의 철칙이다. 

5.
민주당이 반성할 바가 하나 있다. 

정치검찰이 난동을 피울 초기에 이에 대한 즉각적인 인식과 진압전략을 전혀 세우지 않고 당했다. 당시 정치검찰의 탄압을 받고 있던 조국과 거리를 두었다. 인식 자체의 느슨함과 절박성의 부족, 그리고 정치적 단호함의 부재 탓이었다. 사법부의 횡포에 대한 것도 다르지 않았다. 온갖 난도질을 당했던 윤미향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판결, 9년 구형을 받은 송영길 등이 검찰과 사법부 패악질로 곤경을 당하고 있을 때 철저하게 외면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때 정치적 동지였는데도 함께 싸우지 않았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매정한 민주당이었다. 그러니 사법부의 이와 같은 패악질을 어떻게 미리 직감하고 싸울 수 있었겠는가. 자신의 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아차, 하는 격이다. 지금 재난을 당한 집에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수 있겠으나, 이제야 비로소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출발의 자리가 이렇게 재정립되어야 사법탄압의 정치적 본질을 직시하고 정확하게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살펴보니 민주당만 이번에 겪었던 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우리가 지켜주었어야 할 정치인들이 매장당하다시피 했던 사정이 어떤 것인지 자신의 일처럼 돌아볼 수 있을 때 해법은 나온다. 

6.
나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모든 걸 던지고 이번에 제대로 매섭게 싸우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라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이 전투에 임해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 순간, 윤석열에게 분노한 민심은 거대한 화력이 되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게 만들 것이며 정국 전체를 완전히 뒤바꾸는 상황이 이뤄질 것이다. 국민을 믿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 

민주당이 집권플랜을 아무리 세세하게 세워봐야 탄핵동력에 기반한 정치적 위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그 플랜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건 허공에 흩어진 채 사라질 수 있다. 국민들이 윤석열 탄핵을 향한 모든 기회를 만들어내고 조건도 확보한 상태에서 이런 포악한 정권도 내쫒지 못하는 실력으로 어떤 집권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방식으로 싸워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미 그렇게 싸우고 있다.

7.
오늘 11월 16일, 윤석열 정권 타도를 위한 거대한 범국민 항쟁의 촛불봉화가 활활 타오를 수 있기를 뜨겁게 열망한다. 저들은 패망의 문을 열었고,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Reported by

김홍이/대기자

손병걸/정치부기자

김홍이 권오춘 기자 yonsei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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